30년간 변하지 않던 신발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다
AI 통해 복잡한 신발 제조 공정을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의뢰 가능
신발 자재상을 했던 부모님 아래 자라면서, 어릴 때부터 가죽 냄새를 맡으며 신발 갖고 노는 것에 익숙했던 이민봉 대표. IMF 시기에 부모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집안 형편이 크게 어려워진 이 대표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 시절에만 두 번의 창업을 했다. 이후 대기업에서 플랫폼 PM을 담당하던 이 대표는 결국 하고 싶었던 신발 창업을 했다. 모두가 낙후되어 성장 가능성도 없고, 카르텔이 심해 변화 가능성도 없다는 신발 사업에 뛰어들어, 디지털 전환을 일으키면서 신발제조업으로는 최초로 100억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의 이민봉 대표를 인터뷰했다.
㈜크리스틴컴퍼니 이민봉 대표
신발 하나 만드는 게 왜 이렇게 복잡해?
의식주에 해당하는 기반 산업인 신발제조업은 약 40년 전 국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부산·경남 지역에서 크게 성장했다. 그런데 이 신발이 하나의 공장에서 완제품까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무려 10개가 넘는 공장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밑창을 담당하는 공장, 끈 등 부자재를 담당하는 공장 등 산개되어 있어, 이 공장들을 연결해주는 브로커들이 득세하고 신발의
최종 가격을 높인다.
브로커들이 사라지고, 쉽고 편하게 각 제조 공정을 담당하는 공장들을 연결해
신발을 제조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신발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각 공장을 일일이 알아보고 비교해보는 공수를 줄여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민봉 대표가 만든 신발 제조 의뢰 플랫폼 ‘신플(Sinple)’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만들고자 하는 신발의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최적 소재와 공장을 연결해 견적을 제안하고 샘플 제작, 최종 생산까지 한번에
가능하다. 심지어 직접 디자인이 어렵다면 해외 최신 트렌드와 학습을 바탕으로 신플의 AI가 그린 디자인을 구매할 수도 있다. 비용도 저렴하거니와
신발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단 39일, 최소 제작 수량인 MOQ(Minimum Order Quantity)는 100족에 지나지 않는다. 신발제조업체에게는
그야말로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플랫폼이다. 플랫폼 신플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AI 가상견적이다. 데이터바우처는 이 가상견적을
고도화하는 데 톡톡히 활용되었다.
이미지 한 장이면 견적 끝!
신발 전문업체라면 만들고자 하는 신발의 조건을 세세히 적을 수 있겠지만,
신발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 자영업자는 조건을 하나하나 쓰는 게 힘들 수 있다. ㈜크리스틴컴퍼니는 신발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신발 재료와 공장을 찾아 견적을 제안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데이터바우처를 통해 신발 이미지 20만장을 학습시켰다. 1차로
구두, 워커, 운동화 등 신발 종류를 분류하고, 소재, 색상, 밑창 등 세세하게 라벨링 작업을 했다. 현재는 실사 이미지가 아닌 스케치만 보여줘도
AI가 적합한 소재를 유추해 견적을 제시한다.
또 AI 디자인도 단지 보기에 예쁘거나 특이하기만 한 눈요기용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 가능한 이미지들이 제공된다. 해외의 인기 신발 이미지를 계속 수집해 공통점을 뽑아서 디자인에 반영하는 덕분이다. AI 디자이너가 제
역할을 해주면서 고객 만족도 상승은 물론 신규 고객 유입률도 높아졌다. 패션 디자이너는 대부분 의류 쪽에 치중돼 있어 신발 전문 디자이너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영세업자 뿐 아니라 신발제조업체 역시 큰 도움이 된 덕분이다.
더욱 고무적인 건 신플 플랫폼을 통해 신발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신발은 최소 2분기 먼저 생산해야 하는, ‘예측’해야만 하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이전에 8개월 정도 걸렸던 신발 제조가 신플을
통해 2개월로 단축되면서, 시장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을 통해 글로벌 신발 브랜드가 탄생하길
핵심 서비스는 AI 기반 신발 제조 플랫폼 ‘신플’이지만, ㈜크리스틴컴퍼니는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 ‘크리스틴’과 애슬레저 전문 브랜드 ‘에콰’ 또한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틴은 런칭하자마자 반응이 좋아 진작에 롯데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했다. 직접 신발을 제조하고 판매하면서 신발제조업체들이 느끼는 고충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고객 반응도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어 플랫폼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직원들도 다양한 데이터를 직접 얻을 수 있어 더 좋아한다.
이민봉 대표는 “신발 산업 분야에서 20~30대가 이렇게 많은 기업은
저희밖에 없을 겁니다. 신발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이니 하루하루 신나요. 젊은 창업자들이 새로운 아이템에 많이 꽂혀 있는데, 전통 산업도 충분히
새로운 시각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제조 강국인데,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시켜서 한국을 거쳐 많은 새로운 브랜드들을 탄생케 하는
것이 크리스틴컴퍼니의 꿈입니다.”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크리스틴컴퍼니
-홈페이지
https://www.kristincompany.com/
-주요서비스:
AI신발제조플랫폼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