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정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검색과 입력'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로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AI정부24' 시범 운영 3개월간의 빅데이터는 공공 AI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국민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필수 플랫폼임을 증명하고 있다.

■ 3개월 만에 2,848만 명 이용, 신청 전환율 '54.9%'의 경이로운 기록
행정안전부의 이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3개월 동안 누적 이용자 수는 2,848만 명을 기록했다. 처리된 질의 건수만 3,046만 건에 달한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짧은 기간 동안 공공 AI 서비스를 경험한 셈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데이터는 'AI 추천 서비스'의 신청 전환율이 54.9%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총 2,110만 건의 AI 추천 중 1,158만 건이 실제 서비스 신청으로 이어졌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메뉴 찾기와 웹서핑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다. 정확한 행정 용어를 몰라도 문맥을 파악해 최적의 정책을 제안하는 공공 대형언어모델(LLM)의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AI정부24 주요 성과 데이터 요약]
- 누적 이용자 수: 2,848만 명
- 총 질의 처리 건수: 3,046만 건
- AI 추천 신청 전환율: 54.9% (2,110만 건 중 1,158만 건 신청)
- 질의 형태 비율: 키워드형(93%), 자연어형(7%)
■ 10대와 60대가 이끈 '자연어 질의'… 생애주기별 극명한 관심사 차이
질의 형태 분석에서는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도출됐다. 검색창에 단어를 치는 '키워드형' 질의가 93%로 압도적이었으나, 문장 형태로 묻는 '자연어형' 질의도 7%를 차지했다.
특히 이 자연어 질의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10대와 디지털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6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확한 행정 명칭을 모르는 이들이 일상 언어로 질문했을 때 AI가 이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답해준 덕분이다. 예를 들어 "70세 혼자 사는 노인입니다. 정부에서 주는 혜탁(오타)을 알고 싶습니다"라고 오타를 입력해도 AI가 문맥을 파악해 맞춤형 돌봄서비스와 일자리 정보를 찾아내는 식이다.
■ '환각·보안 딛고 고도화'… 올 연말, 말로 다 하는 '차세대 민원 발급' 온다
공공 분야의 생성형 AI 도입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환각(Hallucination) 현상'과 '개인정보 유출'이다. 행안부는 이에 대응해 강력한 가드레일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해 콘텐츠와 프롬프트 공격을 실시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입력 단계에서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가림(마스킹) 처리하고 대화 종료 즉시 데이터를 파기하는 철저한 안심망을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 및 연말부터는 한 단계 더 진화한 'AI Agent 기반 대화형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복잡한 서식 입력 없이 오직 AI와의 연속 대화와 본인 인증만으로 주민등록등본, 토지대장 등 수요가 높은 민원 서류를 즉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AI정부24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AI 민주정부'로 나아가는 중대한 디딤돌"이라며,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전 국민이 차별 없이 누리는 국민 중심 공공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공 AI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AI정부24'. 올 연말 도입될 말로 하는 민원 서비스가 대한민국의 행정 풍경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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